통영 3.1운동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는 북신동의 송정택 사랑방. 이곳은 이학, 허장완, 강세제 등 19명의 청년들이 모여 장날에 ‘대한독립만세’를 외치자는 거사를 계획한 곳이다.3월 8일 야심한 밤, 열아홉 살에서 스물대여섯 살의 청년들은 이 집 사랑방에서 태극기를 만들 일, 독립선언서를 인쇄해 나눠 줄 일 등을 의논했다. 안타깝게도 이 집에 모였던 청년들은 통영의 첫 번째 만세운동이었던 13일의 거사에는 참가하지 못한다. 통영면사무소에서 등사판을 몰래 가져다가 격문 1,200장을 인쇄하고는 되돌려 놓다가, 매복해 있던 일제 경찰에
‘아-파’의 열정으로 가출하여, 동양에 최초의 서양 음악 시스템을 도입한 독일 음악가 프란츠 에케르트의 손자뻘 제자로부터 약 2년간 음악을 공부한 후 통영으로 돌아온 선생은 아버지에게 일본 유학을 간청했고, 아버지는 상업학교 진학을 조건으로 허락했다.1935년부터 1937년까지의 오사카 유학 시절.이 시절은 꿈과 현실이 뒤엉킨 시절이었다. 아버지가 보내주는 부족한 돈과 아르바이트로 오사카음악학교에서의 공부와 상업 공부를 병행하면서 음악가의 길을 위해 땀 흘리던 선생은 이국에서 최하층의 노예생활을 하는 동포들의 현실을 목격했고, 선생
통영 미협이 젊어졌다. 2회 연임하여 미협의 화합을 도모해 왔던 양수석 지부장이 6년의 임기를 마치고 김현득 조각가에게 바통을 넘겨 준 것. 지부장의 나이가 젊어지니 임원진도 덩달아 평균연령이 내려가게 됐다.“쉰둘이면 그~렇게 젊은 것은 아니거든요. 하지만 통영 미협에는 선배님들이 많이 계시니 잘 섬겨야죠.”통영 미협이 평균 나이에 못 미치는 김현득 작가를 지부장으로 뽑은 것은 더 활동적이고 생기 있는 다음 행보를 기대하기 때문이리라. 이런 바람을 알고 있기 때문에 김현득 작가는 “기회가 되는 대로 다른 지역의 비엔날레나 전시를 함
“나의 고향 통영에 일제 때에는 민족사회에 두 파가 있었다. 하나는 ‘현실파’ 하나는 ‘아-파’였다. 인구가 4만이 넘는 항구도시로 시가의 중심지는 모두 일본 사람이 차지하고, 우리 민족들은 변두리에 살고 있었다. 여기서 3.1운동 때 격렬한 만세 운동이 퍼졌고 많은 희생자를 냈다. … 3.1만세 때의 참패를 겪고 젊은 층에는 차츰 두 갈래의 생활 철학이 대두되었다. 하나는 민족의 역량을 실력으로 길러야 하며 무엇보다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모든 것을 제쳐두고 일본 사람 밑에 들어가서 종이 되더라도
“아버지는 종종 밤낚시를 하러 나를 데리고 갔습니다. 그럴 때면 우리는 아무말 없이 잠자코 배 위에 앉아 물고기가 헤엄치는 소리나 다른 어부들의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 노랫소리는 배에서 배로 이어져 갔습니다. 소위 말하는 남도창이라 불리는 침울한 노래인데, 수면이 그 울림을 멀리까지 전해 주었습니다. 바다는 공명판 같았고 하늘에는 별이 가득했습니다.”1917년 9월 17일 경상남도 산청군 덕산면 외가에서 아버지 윤기현과 어머니 김순달의 장남으로 태어난 윤이상 선생은 세 살까지 외가에서 지내다가,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의 고
“봉평, 중앙, 정량동 쪽으로는 경로당마다 백회장이 고기를 갖다 준다.”오랫동안 백현백 회장(67)을 알고 지내온 주길자 여사님의 소개다. 수십 년간 시민의 손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않고 달려가 함께 봉사해 온 인연으로 백회장의 행적을 훤히 알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하지만 정작 백현백 회장은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그렇게도 못 한다”면서, “고기는 갖다 주고도 욕을 먹을 수 있는 물건이라, 안색이 좋지 않으면 그 다음에는 못 갖다 준다”고 말한다. 정량동 주민자치위원장, 안전모니터 단장, 충렬사 이사, 자원봉사협회 회장 등등
“청소년 수련 문화는 세월호 이전과 세월호 이후로 나뉩니다. 학교 현장에서도, 학생들도 문화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을 느낍니다. 통영시청소년 수련원도 이제 새로운 길을 개척하며 나아가야 합니다.”통영시 청소년 수련원을 19년째 위탁 운영하고 있는 한국해양소년단 경남남부연맹 조경웅 국장의 말이다. 한산도까지 노를 저어서 가는 ‘승전의 역사 속으로’ 프로그램과 바다체험훈련, 바다개척캠프 등 초창기부터 해온 해양관련 프로그램들과 어린이날을 기해 열리는 바다축제, 매월 청소년을 대상으로 열린 ‘통영청소년어울림마당’ 등 ‘해양도시 통영’을
통영신문 독자위원회가 결성 1주년을 맞아 지난해 통영신문 10대 뉴스를 뽑았다.강석수 위원장은 “2022년이 시작하기는 했지만 아직 설 전이기도 하고 1주년을 돌아본다는 의미로 통영신문의 뉴스들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면서 ‘KTX 통영역 장문리 원문마을로 가닥’과 ‘80억 트리엔날레 1회성 이벤트 될라’를 공동1위로 한 10대뉴스를 발표했다.KTX 통영역사는 통영시민의 삶을 가장 크게 바꾼다는 점에서 시민의 관심이 첨예했지만 통영시의 입장과 국토부의 결정이 달라 혼선이 많았다. 통영신문은 그 어느 신문보다 발빠르고 명확
재능이 없으면서 이곳저곳 기울인 것을, 마음속으로는 지방에 터 잡고 사는 탓으로 돌리곤 합니다. 한갓 변명일 뿐이지만 지방 문단에서는 희곡 장르의 설 자리가 좁습니다. 문인이란 이름을 얻다 보니다른 장르를 넘나들지 않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아지기에 재능이 없으면서도 이곳저곳 기울인 셈이 되어 희곡 장르에 항상 미안한 마음을 지니고 있는 때에 수상 소식은 벼락처럼 나를 내리쳤습니다.우연하게도 수상 통보를 받던 시점이 오후의 운동을 마치고 샤워장으로 향하던 때였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면서 몸을 깨끗이 씻으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수상에
일제시대에 건설돼 현재까지 식수원으로 사용되고 있는 문화배수지가 나비공원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 등 작품 속에서 나비를 중요한 상징 모티브로 사용해 온 박경리 선생의 생가가 인근에 있어, 서피랑공원과 함께 또 하나의 관광 콘텐츠가 될 전망이다.이번 공원 조성은 통영시와 한국수자원공사가 환경부에서 주관하는 2022년 생태계보전부담금 반환사업에 지난 11일 최종 선정되어 국비 4억3천만 원을 확보하여 진행하게 되었다. 통영시는 근대 수도문화 유산 및 인근 박경리 생가, 서피랑과 연계를 통한 세부
충렬사 정문을 마주보고 있는 은행나무길 중간쯤에 39년째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게가 있다. 통영에서 자란 어린이치고 이 집의 떡볶이를 먹지 않은 이들이 없는 ‘서피랑 떡복기집’이다. 매콤한 떡볶이 맛을 상징하듯 빨간색 담벼락과 읽는 소리 그대로 쓴 정겨운 간판이 서피랑의 풍경이 되어버렸다.이 ‘서피랑 떡복기집’을 중심으로 ‘윤이상 학교 가는 길’이 이어진다. 한 팔은 윤이상 생가가 있는 도천동으로 뻗고, 한 팔은 세병관을 잇는 서피랑 언덕으로 뻗은 모양새다.도천동에서 자란 윤이상을 명정동까지 끌어온 것은 순전히 명정동의 기지다.
이 겨울 저녁, 땅거미 내리고 가로등 불빛이 거리를 밝혀갈 즈음, 따뜻한 한 잔의 사케 정종과 아게다시도후(소스에 담긴 튀김두부)와 생선구이 냄새가 퇴근길의 발걸음을 잡아당기는 곳, 무전동 셰프장 장호철 대표의 일식요리와 기타 인생을 만나 보았다.장호철 대표는 1971년 명정동 충렬사 옆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졸업후 열일곱 살이 되던 해에 상경, 서울 남대문시장에 있는 작은 일식당에서 요리의 길에 입문했다. 5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며 요리를 익혀 가던 1992, 그는 하이야트 호텔 일식당 ‘아까사까’에 스카웃되었다. 스물두 살 때
풍해문화재단 故이철성 이사장의 추도식이 지난 10일 한산대첩광장에서 있었다. 지난 8일 향년 91세의 나이로 타계한 이철성 이사장을 통영에서 송별하는 모임이다. 이날 모인 통영의 인사들과 학생들은 이철성 이사장이 고향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베푼 호의를 저마다 하나씩 가슴속에 갖고 있었다.학생 대표로 단상에 오른 통영유소년요트장학생 류동우 군은 “나중에 할아버지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많은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철성 이사장이 걸어온 길의 의미를 새겼다.풍해문화재단은 이철성 이사장이 76세이던 2006년에 사재를 출연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NIFS, 원장 우동식)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우리 국민들이 가정에서 안전하고 색다른 연말연시를 즐길 수 있는 조피볼락(우럭) 요리법 30가지가 담긴 요리책(큰 눈이 매력적인 조피볼락 황금 레시피) 발간과 바로요리(밀키트) 세트를 출시했다고 밝혔다.이번 책자에는 특별한 요리를 가족들이 함께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해외 요리법을 우리 입맛에 맞게 응용한 ‘조피볼락 무사카1), ‘조피볼락 알라킹2) 외에도 어린이·청소년들의 성장에 필요한 영양이 듬뿍 담긴 ‘조피볼락 토마토찜’, ‘조피볼락 참깨 토스트’ 등 다
유엔(UN)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구분한다. 2021년 현재 우리나라 노인인구 비중은 16.5%, 이미 고령사회를 지나 초고령사회로 달려가고 있다. 지금의 속도라면 3년 뒤인 2025년에 초고령사회를 맞이하게 된다. 노인복지 문제가 우리 사회 화두로 떠오른 지 오래다.옛날에는 부모가 돌아가실 때까지 집에서 모시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지만, 요즘에는 될 수 있는 대로 자녀들과 살지 않겠다는 어르신들이 많다. 자녀에게 짐을 지우는 것보다 요양원을 찾는
공무원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해직되었다가, 17년 만에 복직되어 제승당에 근무했던 이병하 소장(60)이 짧은 공직을 마치고 퇴임한다. 겨우 6개월, 제승당에 머문 기간은 찰나처럼 짧았다. 그러나 “17년 전의 해직은 부당한 일이었다.”는 판결과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공무원 노동조합 관련 해직공무원 등의 복직 등에 관한 특별법’의 결과로 얻은 소중한 복직이었기에, 이병하 소장은 하루를 한 달처럼 값지게 살았다.“세계 4대 해전 중 하나인 한산대첩의 현장이 바로 제승당입니다. 누군가 인천공항에서 ‘이순신 유적지를 가려면 어
“더이상 통영을 동양의 나폴리라고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통영’이라는 이름이 나폴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가치가 있으니까요.”세계 100여 개국을 여행하고, 숱한 도시에서 살아본 차정근(66) 씨가 단언하는 말이다. 대한항공에서 15년 근무하고, 관련 물류회사를 차려 10년 동안 세계를 무대로 일했던 그는 55세가 되던 해 은퇴하고 세계를 여행 중이다. 여행사를 낀 패키지여행이나 자유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한 달씩 체류하며 그 도시에 흠뻑 젖어 드는 특별한 여행이다.“원래 여행을 좋아해서 직장생활을 할 때도 휴가를 이
노을 가득한 평인일주도로를 통영 트라이애슬론 선수 7명이 사이클을 타고 오른다. 바람의 저항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사이클 간의 간격은 아슬아슬하게 가깝다. 맨몸으로 받아내는 시속 40km는 아찔할 만큼 빠르지만, 자동차는 답답할 수 있는 속도. 선수들 뒤를 차로 에스코트하고 있는 유소연 감독(44)은 갑자기 끼여드는 차가 있을까 봐 바짝 긴장한다.“가장 신경 쓰는 것은 안전이죠. 자기 보호를 할 수 있는 안전장치라고는 오로지 헬멧뿐인데, 선수들이 헬멧 하나에 의존해 달려야 하니까요.”한 선수가 수영, 사이클, 마라톤을 이어 하는
경상남도 지정문화재가 된 추봉도와 용호도 포로수용소의 종합정비계획의 기본설계 계획이 나왔다. 설계 용역을 주관한 성공회 대학교는 지난 29일 최종보고회를 갖고 단계별 정비계획을 발표했다.정비계획의 기본 원칙은 ‘원형 보존 중심’이다. 추봉도와 용호도의 생태 원형을 존중하여 건축물은 최소화하고 무리한 복원을 지양한다는 것이다. 또한 역사적 기록에 의한 경비도로를 보존하고, 집중 정비 구역과 일반 정비 구역으로 구분하여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지역주민이 참여해 운영하는 기반시설을 구축하여 지역사회의 회복과 재생에 도움이 되도록 하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희생자의 증언을 담은 ‘경남유족 증언집’이 5권의 책으로 묶여 발간되었다. 2020년에 각 지방의 사례를 취합, 녹취하기 시작해 글로 다듬어 출판을 하기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공산주의가 싫어서 보도연맹에 가입했는데 오히려 죽임을 당한 이야기, 공비의 위협에 쌀을 줬다고 죽임을 당한 이야기, 특정학교(한얼중학교)에 다녔다고 죽임을 당한 이야기, 보리쌀 두 되 때문에 보도연맹에 가입돼 죽은 이야기, 독립운동을 하느라 친일파에게 밉보여서 죽은 이야기 등 5권의 책에는 억울한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하다.통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