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대 브랜드인 에르메스의 명품이불이 통영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에르메스의 이불을 만들고 있는 장인은 용남면에 있는 조성연 누비장(62). 재불(在佛) 설치미술가인 이슬기 작가의 디자인을 구현해 내, 통영누비를 세계 명품의 자리에 올려놓고 있는 것이다. 캐시미어로 ‘변방 늙은이의 말’ 등 세가자제 작품을 12점씩 한정 제작해 2017 밀라노 가구박람회에 전시한 것이 에르메스 상표를 붙이게 된 시작이었다. 36개 한정품으로 제작된 이 제품은 각각 1500만원씩에 팔렸다.“원래 누비는 천을 누비는 사람,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 구분되
서울 강남 3구 중 하나인 서초구 방배동에 작은 통영이 있다. 박병기(67)·이복자(66) 부부가 운영하는 ‘통영 바다풍경’ 식당이다. 이곳에서는 도다리쑥국, 물메기탕, 멍게비빔밥 같은 통영 계절음식과 나물비빔밥, 멸치쌈밥, 충무김밥, 방아전 같은 통영향 가득한 음식을 판다. 동네맛집으로도 소문나, 올해 3월엔 KBS TV ‘김영철의 동네한바퀴’ 161회차에 방송되기도 했다. 방송에는 매일 새벽 통영에서 직송되어 올라오는 싱싱한 해산물로 정통 통영식 밥상을 차리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통영뿐 아니라 경남의 많은 출향인들이 고향의
“통영 출신, 특히 동피랑 출신의 공연기획자 김호진입니다”이렇게 스스로를 소개하면 이 사람 대체 누군가 싶겠지만, 김호진씨는 만만찮은 내공과 경력의 ‘전국구급’ 공연기획자다.김호진씨의 ‘튜나레이블’은 올해로 어느덧 10년을 공연계에서 버텨왔고 50회가 넘는 공연을 만들었다. 튜나레이블이 만든 공연을 본 음악팬들은 모두들 “평범하고 지루한 기획이 없다. 독특하고 개성있고 일단 재미가 보장된다”고 입을 모은다.통영출신으로 서울에서 IT관련 직장을 다니던 김호진씨는 2010년 KT&G ‘상상마당’ 기획자 교육 참가를 계기로 공연기획자의
지난 주말(4.29~5.1) 죽림 내죽도 공원, 코로나 상황이 풀리는 시기에 맞물려 오랜만에 통영에 야외공연이 열렸다. 그것도 한두시간 일회성이 아니라 사흘 연속이다.프로 재즈 밴드와 지역 청소년 동아리, 직장인 밴드의 무대가 다채롭게 열렸으며 그림전시까지 마련된 2022 통영국제트리엔날레 지역연계프로그램 ‘재즈 인 통영’이다.공연을 보며 즐거워하며 박수치는 남녀노소 시민들 뒤로 안도의 한숨과 함께 푸근한 미소를 짓는 사람, ‘재즈 인 통영’의 주관 단체 ‘다락방’의 대표이자 기획자 김효동씨다.그는 “무엇보다도 주말 나들이 나오신
“생각해 보면 참 감사한 일이지요. 하고 싶어 시작한 정치는 아니었지만, 16년 동안 상임위원장 한 번, 부의장 두 번, 의장 두 번을 지내면서 정치인으로서 보람 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제는 다 내려놓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조용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4선 의원인 강혜원 전 통영시의장(65)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주변에서 밀어주겠다는 지지자들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막상 결정하고 나니 ‘박수 칠 때 떠나라’는 말이 새삼 진리라고 느낀다.강혜원 의원은 군대 3년을 제외하면 통영을 떠나본 적이 없다. 아내도 용남면 사람을
산양 꿈이랑도서관 앞마을 다정한 집에 ‘다행복연구소’가 있다. ‘다多 행복한 마을과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전미자 대표(57)는 이 작은 집에서 다문화 어린이들과 함께 글쓰기 수업을 하고 요리를 만들며, 결혼 이주민들과 한글 공부를 한다.집은 처음 지을 때부터 이웃들과 함께 푸드교실이나 한글교실을 하기 위해 열린 구조로 지었다. 문을 열자마자 만나는 곳은 개방된 주방과 거실이다. 묵직한 분위기의 통나무 책상은 함께 공부를 하는 곳이면서, 삶을 나누는 공감의 공간이 되기도 하고, 다문화에 대한 집필 공간이 되기도 한다.“진주에서 발행
“통영은 너무나 많은 진주를 갖고 있어요. 그런데 그게 진주인지 몰라요. 왜? 일상이니까요. 흔히 알고 있고, 늘 보던 거라 진주를 돌멩이인 줄 알아요. 하지만 저처럼 밖에서 들어온 사람들은 진주를 보고 놀라는 거죠.”용남면에서 요트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심현철 씨(57)는 올해로 통영살이 12년에 접어들었다. 앞만 보며 달리던 삶에 지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때, 은둔지로 찾아들어온 곳이 바로 통영이었다. 통영은 그에게 쉼을 주었고, 다시 일어날 힘을 주었다. 새로 눈뜨고 보니 통영만큼 곳곳에 진주를 품고 있는 곳이 또 있으
“통영에서 부르면 너무 기쁜 마음으로 한달음에 달려옵니다.”오가는 시간 10시간, 컨디션 조절까지 하려면 쉽지 않은 거리이지만 바이올리니스트 전진주는 통영을 오가는 길이 너무 즐겁다고 말한다. 몇 달에 한 번, 연주를 위해 오가는 길이 마치 고향에 오는 듯한 설렘을 준다는 것이다.그는 2020년 코로나로 인해 국제음악제가 취소되었을 때 처음 통영에 왔다. ‘카메라타’라는 포럼 행사의 대체 프로그램으로 윤이상 기념관에서 독주회가 열렸는데, 그 연주를 하기 위해 온 것이다. 통영은 오가는 길이 너무 멀어 엄두를 못 내던 곳이었다.“윤이
굴 껍데기는 석회비료로도 쓰이고, 김 종패를 붙이는 데도 쓰이고, 가금류의 사료로도 사용된다. 고양이 배변 모래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렇게 쓰임새가 많은 굴 껍데기지만 재활용되는 것은 극히 일부분뿐, 통영의 해안은 ‘폐기물’이 되어버린 굴 껍데기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굴 껍데기가 내뿜는 지독한 악취가 통영 바다의 아름다움까지 잠식해 버린다.하지만 획기적인 방법으로 굴 껍데기를 자원으로 활용하는 기업이 있다. 풍화리 바닷가에 자리잡은 가화바이오다. 삼십대의 미모를 가진 김경옥 대표(46)가 통영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제1회 통영국제트리엔날레 기간, 불교의 섬 연화도에서는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성각 스님의 선화(禪畵), 선묵(禪墨) 특별기획초대전 ‘바다 너머 피안’이다. 성각 스님은 부산시무형문화재 제19호 선화 제작 기능 보유자로, 한국 불교계를 대표하는 선화의 대가다.“선화(禪畵)는 수행과정에서 화두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하던 선(禪) 수행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나도 성불하고 싶은 마음으로 정진을 지향해 나가는 것입니다.이번 통영국제트리엔날레를 통해, 선화라는 새로운 장르가 사람들의 마음을 편하게 기쁘고, 즐겁게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통영 3.1운동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는 북신동의 송정택 사랑방. 이곳은 이학, 허장완, 강세제 등 19명의 청년들이 모여 장날에 ‘대한독립만세’를 외치자는 거사를 계획한 곳이다.3월 8일 야심한 밤, 열아홉 살에서 스물대여섯 살의 청년들은 이 집 사랑방에서 태극기를 만들 일, 독립선언서를 인쇄해 나눠 줄 일 등을 의논했다. 안타깝게도 이 집에 모였던 청년들은 통영의 첫 번째 만세운동이었던 13일의 거사에는 참가하지 못한다. 통영면사무소에서 등사판을 몰래 가져다가 격문 1,200장을 인쇄하고는 되돌려 놓다가, 매복해 있던 일제 경찰에
통영 미협이 젊어졌다. 2회 연임하여 미협의 화합을 도모해 왔던 양수석 지부장이 6년의 임기를 마치고 김현득 조각가에게 바통을 넘겨 준 것. 지부장의 나이가 젊어지니 임원진도 덩달아 평균연령이 내려가게 됐다.“쉰둘이면 그~렇게 젊은 것은 아니거든요. 하지만 통영 미협에는 선배님들이 많이 계시니 잘 섬겨야죠.”통영 미협이 평균 나이에 못 미치는 김현득 작가를 지부장으로 뽑은 것은 더 활동적이고 생기 있는 다음 행보를 기대하기 때문이리라. 이런 바람을 알고 있기 때문에 김현득 작가는 “기회가 되는 대로 다른 지역의 비엔날레나 전시를 함
“봉평, 중앙, 정량동 쪽으로는 경로당마다 백회장이 고기를 갖다 준다.”오랫동안 백현백 회장(67)을 알고 지내온 주길자 여사님의 소개다. 수십 년간 시민의 손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않고 달려가 함께 봉사해 온 인연으로 백회장의 행적을 훤히 알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하지만 정작 백현백 회장은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그렇게도 못 한다”면서, “고기는 갖다 주고도 욕을 먹을 수 있는 물건이라, 안색이 좋지 않으면 그 다음에는 못 갖다 준다”고 말한다. 정량동 주민자치위원장, 안전모니터 단장, 충렬사 이사, 자원봉사협회 회장 등등
“청소년 수련 문화는 세월호 이전과 세월호 이후로 나뉩니다. 학교 현장에서도, 학생들도 문화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을 느낍니다. 통영시청소년 수련원도 이제 새로운 길을 개척하며 나아가야 합니다.”통영시 청소년 수련원을 19년째 위탁 운영하고 있는 한국해양소년단 경남남부연맹 조경웅 국장의 말이다. 한산도까지 노를 저어서 가는 ‘승전의 역사 속으로’ 프로그램과 바다체험훈련, 바다개척캠프 등 초창기부터 해온 해양관련 프로그램들과 어린이날을 기해 열리는 바다축제, 매월 청소년을 대상으로 열린 ‘통영청소년어울림마당’ 등 ‘해양도시 통영’을
재능이 없으면서 이곳저곳 기울인 것을, 마음속으로는 지방에 터 잡고 사는 탓으로 돌리곤 합니다. 한갓 변명일 뿐이지만 지방 문단에서는 희곡 장르의 설 자리가 좁습니다. 문인이란 이름을 얻다 보니다른 장르를 넘나들지 않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아지기에 재능이 없으면서도 이곳저곳 기울인 셈이 되어 희곡 장르에 항상 미안한 마음을 지니고 있는 때에 수상 소식은 벼락처럼 나를 내리쳤습니다.우연하게도 수상 통보를 받던 시점이 오후의 운동을 마치고 샤워장으로 향하던 때였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면서 몸을 깨끗이 씻으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수상에
충렬사 정문을 마주보고 있는 은행나무길 중간쯤에 39년째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게가 있다. 통영에서 자란 어린이치고 이 집의 떡볶이를 먹지 않은 이들이 없는 ‘서피랑 떡복기집’이다. 매콤한 떡볶이 맛을 상징하듯 빨간색 담벼락과 읽는 소리 그대로 쓴 정겨운 간판이 서피랑의 풍경이 되어버렸다.이 ‘서피랑 떡복기집’을 중심으로 ‘윤이상 학교 가는 길’이 이어진다. 한 팔은 윤이상 생가가 있는 도천동으로 뻗고, 한 팔은 세병관을 잇는 서피랑 언덕으로 뻗은 모양새다.도천동에서 자란 윤이상을 명정동까지 끌어온 것은 순전히 명정동의 기지다.
풍해문화재단 故이철성 이사장의 추도식이 지난 10일 한산대첩광장에서 있었다. 지난 8일 향년 91세의 나이로 타계한 이철성 이사장을 통영에서 송별하는 모임이다. 이날 모인 통영의 인사들과 학생들은 이철성 이사장이 고향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베푼 호의를 저마다 하나씩 가슴속에 갖고 있었다.학생 대표로 단상에 오른 통영유소년요트장학생 류동우 군은 “나중에 할아버지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많은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철성 이사장이 걸어온 길의 의미를 새겼다.풍해문화재단은 이철성 이사장이 76세이던 2006년에 사재를 출연
유엔(UN)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구분한다. 2021년 현재 우리나라 노인인구 비중은 16.5%, 이미 고령사회를 지나 초고령사회로 달려가고 있다. 지금의 속도라면 3년 뒤인 2025년에 초고령사회를 맞이하게 된다. 노인복지 문제가 우리 사회 화두로 떠오른 지 오래다.옛날에는 부모가 돌아가실 때까지 집에서 모시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지만, 요즘에는 될 수 있는 대로 자녀들과 살지 않겠다는 어르신들이 많다. 자녀에게 짐을 지우는 것보다 요양원을 찾는
공무원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해직되었다가, 17년 만에 복직되어 제승당에 근무했던 이병하 소장(60)이 짧은 공직을 마치고 퇴임한다. 겨우 6개월, 제승당에 머문 기간은 찰나처럼 짧았다. 그러나 “17년 전의 해직은 부당한 일이었다.”는 판결과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공무원 노동조합 관련 해직공무원 등의 복직 등에 관한 특별법’의 결과로 얻은 소중한 복직이었기에, 이병하 소장은 하루를 한 달처럼 값지게 살았다.“세계 4대 해전 중 하나인 한산대첩의 현장이 바로 제승당입니다. 누군가 인천공항에서 ‘이순신 유적지를 가려면 어
“더이상 통영을 동양의 나폴리라고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통영’이라는 이름이 나폴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가치가 있으니까요.”세계 100여 개국을 여행하고, 숱한 도시에서 살아본 차정근(66) 씨가 단언하는 말이다. 대한항공에서 15년 근무하고, 관련 물류회사를 차려 10년 동안 세계를 무대로 일했던 그는 55세가 되던 해 은퇴하고 세계를 여행 중이다. 여행사를 낀 패키지여행이나 자유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한 달씩 체류하며 그 도시에 흠뻑 젖어 드는 특별한 여행이다.“원래 여행을 좋아해서 직장생활을 할 때도 휴가를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