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은 이른 아침 가파른 바위산에서 시작해, 노을 지는 해변에서 끝납니다. 이 영화로 박찬욱 감독은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합니다. 시나리오를 전공하던 정서경 각본가가 2003년 응모한 단편 시나리오 공모전에 심사의원이던 박찬욱 감독과 닿은 인연은 , , , 에 이어 결심에 이르렀습니다.둘은 모니터와 키보드를 각자 한 벌씩 가지고 컴퓨터 하드를 공유해 한 사람이 자판을 두드리는 순간 상대 모니터에도 글자가 뜨는 방식으로 함께 각본을 썼습니다. 각
스마트폰을 자꾸 떨어뜨리는가? 사무실 냉방 온도가 낮아 감기를 달고 사는가? 마스크나 안전벨트를 착용하면 너무 헐겁거나 꽉 끼고, 처방받은 약이 어쩐지 효과를 보이지 않는다?그렇다면 당신은 여성일 가능성이 높다.▷최신스마트폰 액정 크기는 6인치, 손의 평균 길이가 18cm인 여자들은 스마트폰을 떨어뜨리는 것이 일상이다.▷표준 사무실 온도는 70kg 40세 남성의 가초대사량을 기준으로 한다.▷자동차 충돌 시험에는 남성인형(177cm, 76kg)이 사용된다.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여자는 중상을 입을 확률이 남자보다 47% 높다.▷여성의
2022년의 마지막 달이 지려고 합니다. 혹시 올해를 살아가는 동안 당신의 시간과 이 사회가 흘러가는 시간이 왠지 다른 것 같다고 느낀 적이 있었나요?2009년 무라카미 하루키는 1984년을 무대로 한 『1Q84』를 발표합니다. 1Q84와 1984는 모두 일본어로 '이치 큐 하치 욘'으로 발음됩니다. 빅 브라더가 감시하는 암울한 미래를 그린 조지 오웰의 『1984』를 연상시키는 제목입니다.소설은 아모마메(푸른 콩)와 덴고(하늘같은 우리)의 이야기가 교차되어 진행됩니다. 어릴 때 증인회 신자였던 아모마메는 스포츠클럽에서 근육 트레이닝
‘100가지 물건으로 다시 쓰는 여성 세계사’는 여성의 역사를 연구해 온 두 명의 영국 여성학자가 세심하게 골라낸 여성사의 100가지 상징들을 8가지 분야로 나눠 여성들의 삶에 영향을 끼쳤거나, 여성에 의해 만들어졌거나, 오늘날까지도 여성을 억압하고 있는 물건들을 중심으로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발달해온 과정을 기록한다. 100가지 물건에 관한 이야기는 여성이 어떻게 억압당하고 차별받아왔는지, 그리고 그러한 부조리에 어떻게 맞서왔는지에 대해 증명한다.100가지 물건 이야기 중 흥미로웠던 물건 두 가지, 바가지 방지 굴레와 생리대154
남해의 봄날 출판사의『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은 2020년 미국 하비상을 받은 김금숙의 첫 에세이입니다. 이 책에는 저자가 반려견 감자, 당근과 함께하는 강화에서의 평온한 일상에서 선물 받은 깨달음과 치열했던 지난날에 대한 회상이 담겨 있습니다.저자는 바다와 산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고장 고흥에서 태어나, 세종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습니다. 그리고 프랑스로 가서 예술을 공부하고 만화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저자는 주로 굵직한 역사적 주제나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생을 대담한 필치로 그려냈습니다. 만주국의 일본군 위안소에서 위안부
새 책이 나온다는 소식만으로 출판업계는 비상이 걸리고 예약 선주문으로 베스트셀러가 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설명도 소개도 필요없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펼쳐든 이유는 그의 에세이야말로 읽기의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무라카미 하루키의 라디오 시리즈 중 세번째 책인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는 한 편만 제외하고 잡지 의 연재 에세이 '무라카미 라디오'에 쓴 것이다.에세이를 쓰다보면 '꼭' 쓰게 된다는 고양이와 음악과 채소, 좋아하는 것에 대해 쓰는 건 역시 즐겁다고. -본문에서어디론가 이동하기 위해 운전을 하다가
문학평론가인 신형철은 첫 평론집『몰락의 에티카』(2008)에서 비평가는 시집과 소설책을 읽는 사람이 아니라, ‘문학적인 것’을 발견해내고 그것을 질문으로 전환해내는 사람이며 비평이란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말하는 일이라 정의합니다.아름답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최승자 시인은 에서 세계를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볼 어린 소녀에게 “살아 있다는 건, / 참 아슬아슬하게 아름다운 일이란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어쩌면 문학이 우리가 아이처럼 생에 대한 순수한 긍정을 잃지 않을 수 있도록 돕는 건 아닐까요. 이십 수년 동안
언젠가부터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한 편의점은 이제 우리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위치를 점령했다. 대학생인 딸들이 처음으로 아르바이트를 한 곳도 편의점이다. 이 책은 2017년 가을부터 2022년 봄까지 4년여 동안 편의점에서 일하면서 쓴 석류 작가의 경험과 일화를 쓴 에세이다.작가는 어릴 적 슈퍼 주인이 꿈이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현실에서는 생계를 위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고, 편의점 계산대 근처에서 하루 10시간 넘게 암모나이트처럼 버텨야 했다. 최저시급도 받지 못하고, 최저시급이 안되므로 근로계약서도 당연히 쓰지 않고
출판사 책밥상이 차린 ‘음악 책 코스’에는 20년 차 편집장 김광현의『판판판』(2019)과『밥보다 재즈』(2021)가 있습니다. 김광현은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한『멜로우 시티 멜로우 팝』(2022)의 공동 저자이기도 합니다.저자는 우리가 즐기는 대중 음악의 뿌리 역할을 하는 재즈를 스탠더드로 접한다면, 훨씬 풍성한 생활을 누리리라 확신하며 ‘재즈 스탠더드 듣기’를 추천합니다.‘스탠더드'는 표준, 기준이라는 뜻으로, 1930~40년대 뮤지컬을 위해 만들어진 극음악 중 재즈 연주자들이 자주 연주하고,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우연히 TV에서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정이현의 소설집에서 본 ‘아무 것도 아닌’이라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2016년에 발표된 이 소설집에서는 고등학생 아이가 임신을 하고 미숙아를 낳게 되는데 결국 그 아이를 책임지지는 못하는데, 2022년 TV속 고딩엄빠는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학교에 다닌다. 정이현의 데뷔작인 ‘낭만적 사랑과 사회’과 ‘오늘의 거짓말’에 이은 세 번째 단편집이다. '상냥한 폭력의 시대'는 총 일곱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중 두 번째 이야기인 [아무 것도 아
경향신문에 ‘위근우의 리플레이’를 연재 중인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위근우의 신작 『뾰족한 마음』이 출간되었습니다. 저자는 특유의 예리함으로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사로잡은 유명 미디어 콘텐츠가 품은 문제점을 철저히 분석합니다.2017년에서 2019년간의 칼럼을 모은 그의 전작 『다른 것이 아니라 틀린 겁니다』는 통영과 깊은 인연이 있습니다. 지난 2019년 7월 4일 저녁 8시 통영 독서 모임 산.책이 그를 초대해 통영 미륵미륵 맥주호스텔에서 북토크를 했습니다. 냉철한 글과 달리 다정함이 넘쳐흐르는 반전 매력을 소유한 분이었습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칠레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아흔의 나이에 316개의 질문으로 쓴 74편의 시를 엮은 시집입니다. 이 시집은 정현종 시인이 몇 해 전 하나씩 번역해서 가지고 있던 것을 책으로 엮었다고 합니다. 316개의 질문이라면 316개의 물음표가 들어있겠지요?-실은 모든 뛰어난 예술 작품은 꼭 물음표를 붙이지 않더라도 물음표와 감탄사의 숲이다-(번역 정현종 시인)파블로 네루다의 기상천외하고 엉뚱한 질문 속으로 들어가볼까요?“나였던 그 아이는 어디 있을까, 아직 내 속에 있을까 아니면 사라졌을까”“나무들은 왜 그들의 뿌리의 찬
제5회 T- Festa가 진행 중인 30일 금요일 오후 2시 통영 시립박물관 1층 세미나실에서 의 저자 최태섭의 “한국, 남자는 왜” 강연이 진행됩니다. 강연에서는 남성성에 대한 간략한 이론적 개괄과 오늘날 청년 남성 세대에서 특별히 강하게 나타나는 광범위한 여성혐오의 원인을 모색합니다.문화비평가이자 투명 좌파인 최태섭은 2011년 라는 책을 통해 청춘에게 강요된 열정이라는 형태의 불합리한 노동을 탐구했고, 이러한 착취와 소외가 더 이상 세대론만으로 설명되지 않음을 깨닫고 ‘잉여’라는 보
어릴 적부터 알던 엄마 친구인 이모는 치매 진단을 받은 지 4년째이다. 했던 이야기를 무한 반복하고 누구든 보는 사람마다 붙잡고 끝없이 자신의 젊었을 적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곧 나의 엄마도, 나도 그렇게 늙어가지 않을까. 늙어가는 것, 저물어가는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다가 [자기 앞의 생]을 다시 읽어본다.창녀의 아들로 태어나 버려진 모모와 그런 아이들을 보살핀 로자 아주머니.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이들의 인생에 관한 이야기이다.실제로 열네 살이지만 열 살로 알고 살아가는 모모는 이렇게 말한다."난 뭘 하기에 너무 어려본 적이 한
지구온난화로 인한 극단적인 기상현상으로 인류는 큰 피해를 겪고 있습니다. 기후재난에 식량 재난까지 더해질 날이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연결된 세상이니만큼 전 세계적인 공동 대응이 시급합니다.목초지와 물이 사라진 아프리카는 기아에 시달린 지 오래고, 이제는 위도가 높은 유럽까지 폭염에 고통받습니다. 수력발전이 대부분의 전력을 담당하는 중국 쓰촨성은 가뭄으로 전력난을 겪습니다. 살인적 폭염과 대가뭄뿐만 아니라 이례적인 폭우도 재앙입니다. 파키스탄은 최악의 폭우로 국토 3분의 1이 잠겨 천 명이 숨졌고, 이재민이 천만 명에 육박합니
배달음식을 시켜 먹은 후 잔뜩 쌓인 재활용 용기를 씻으며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머리를 확 스쳤다. 얼마 전 종영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주인공이 북금곰을 지키자는 캠페인에 참여하는 장면도 떠올랐다.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우리가 살 수 있는 환경은 점점 협소해지고 있다.이 책은 1998년 1월부터 약 1년간 저자가 소비전환을 실천한 목록과 실천후기를 기록한 르포 1부와 스스로 의도적으로 불편-생태-소비전환의 삶을 사는 사람들과의 대담을 적은 2부로 이루어져 있다. 2000년 일본에서 출간된 후 우리나라에서 2004년과
지난 14일 제61회 한산대첩축제가 성황리에 마무리되었습니다. 잔혹한 폭염의 기세에 굴하지 않고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기리는 인파의 열기는 사뭇 장엄했습니다.다가오는 9월 27일(화)부터 10월 2일(일)까지는 제5회 티페스타가 열립니다. 티페스타는 통영의 문화 다양성을 고민하던 지역 주민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복합 문화 페스티벌입니다. 올해는 장애, 여성, 남성, 편견, 동물 등 지금 시대에 우리가 알고 이해해야 할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고 합니다. 기쁘게도 소설가 최은영이 초대되었습니다., ,
은주는 선량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평범한 40대 주부이다. 은주는 남편의 사업실패로 돈 많은 시아버지와 합가한다. 은주가 아픈 시아버지를 간호하는 이유는 시아버지께 식당 차릴 자금이 나오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시아버지의 경제적 지원으로 살아가는 늙은 캥거루족인 은주와 은주 가족은주의 일상은 뒷동산 산책, 목욕탕, 시장을 한 바퀴 돌기, 주일에 교회에 가는 정도로 단순하다. 남편은 백수이며 아들은 점점 더 거칠어지고 다루기 힘든 존재로 변해간다. 살인의 목격자 창수는 논술 강사인데, 소설가가 되고자 한다. 창수에게 진범을 잡아야
은유 작가는 살아가면서 참조할 수 있는 사람의 이야기가 많아야 본인이 덜 불행하고 남을 덜 괴롭히게 된다는 것을 경험하여 다양한 삶을 글로 증명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인터뷰집 , 과 에 이어 아름다운 삶이 무엇인지 사유를 자극하는 사람들을 크게 그리고 싶어서 을 펴냈습니다.임용고시제도를 벗어나 노들장애인야학에서 교사가 되어 을 쓴 홍은전. 스무 살에 병든 아버지를 돌보며 를 쓴 청년 보호자 조기현. 경찰의
미야베 미유키의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운 마음에 책을 주문했다. 미야베 미유키는 일본 추리소설 작가로서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을 쓰는 작가이다. 우리나라에서 영화로도 만들어진 ‘화차’의 원작자이기도 하다.‘인내상자’, ‘유괴’, ‘도피’, ‘십육야 해골’, ‘무덤까지’, ‘음모’, ‘저울’, ‘스나무라 간척지’ 8편은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한 무서우면서도 섬세한 짧은 이야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7월에 출간되었지만, 일본에서는 1996년에 발표된 책이라고 한다.‘인내상자’ 에도의 전통 과자점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당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