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 김준기는 고통스러운 트라우마를 지닌 내담자들을 치료할 때 영화를 통해 트라우마를 설명하고 그들의 이해를 돕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영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에서 마담 프루스트는 폴에게 당부합니다.

"살다 보면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어. 하지만 어떤 일이 있었든, 그것은 과거의 일이고 이제 너는 거기에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가도 트라우마의 흔적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남습니다.

엄청난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면, 사려 깊고 적절한 행동을 하도록 돕는 대뇌피질과 해마의 활동이 억제되기 때문에 주위를 지나치게 경계하고 사람을 믿지 못하고 잠을 못 이루고 사소한 자극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며 쉽게 흥분하거나 갑자기 분노가 폭발하게 됩니다.

또한 스트레스에서 나오는 독성은 텔로미어를 직접 공격해 더 빨리 짧아지게도 합니다. 그래서 질병에 걸릴 확률을 높아지고 노화가 더 빠르게 진행됩니다.

사건 자체의 요인, 개인적 요인, 사회적 요인이 얽혀 사람마다 고통받는 증상의 양상은 다릅니다. 견딜 수 없는 공포와 고통을 자아내는 기억으로부터 달아나기 위한 노력의 결과는 조커와 배트맨처럼 정반대일 수 있습니다.

<바시르와 왈츠를>에서처럼 고통을 외면하기 위해 기억을 통째로 의식 저편으로 밀어낸 해리성 기억상실 겪거나 <맨체스터 바이 더 씨>에서처럼 정서적 고통을 잊기 위해 감정을 마취하여 부정적 감정뿐만 아니라 긍정적 감정과 신체 감각까지도 느끼지 못하는 감정인지 불능 상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와일드>에서 주인공은 걷고 또 걸으며 자신을 괴롭혀왔던 과거의 잡념과 자기연민이 머릿속에서 서서히 옅어지는 것을 경험합니다.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고, 잘 쉬고 잘 자고, 편안하고 즐거운 친구들과 만나고, 취미생활도 하고, 맘껏 울고 웃으며 자신을 돌보는 긍정적인 태도가 필요합니다.

당신이 회복탄력성을 강화해 문제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게 되길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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